"밥도 잘 먹고 간식도 잘 먹는데 왜 이렇게 말랐을까요." 그 옆 진료실에서는 반대로 "덩치는 큰데 감기를 달고 살아요"라는 말이 들립니다. 두 아이는 정반대처럼 보이지만 한의학에서는 둘 다 허약아로 봅니다. 겉모습보다 몸 안의 어느 쪽이 약한지를 봐야 하기 때문입니다.

마른 아이도, 통통한 아이도 허약할 수 있어요

비만은 몸에 쓰이지 못한 것이 쌓이고 대사가 원활하지 않은 상태로 봅니다. 반대로 잘 먹는데도 살이 안 붙는 아이는 몸에 열이 지나치게 많거나, 몸을 채우는 음혈(陰血)이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어른은 사상체질로 나누기도 하지만 아이는 아직 자라는 중이라 그 구분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간, 심, 비, 폐, 신 다섯 장부 가운데 어디가 약한지를 기준으로 살핍니다.

약한 곳에 따라 이런 모습이 보입니다

  • 간: 쉽게 지치고 풀이 죽어 있으며, 자주 넘어지거나 삐고 계절을 많이 탑니다.
  • 심: 잘 놀라고, 잠들기 어렵고, 작은 소리에도 깹니다.
  • 비(소화기): 키는 크는데 몸무게가 안 늘고, 편식과 배앓이, 설사나 변비가 잦습니다.
  • 폐: 피부가 희고 목이 가는 편이며, 찬바람만 쐬어도 기침을 하고 감기를 달고 삽니다.
  • 신: 소변을 잘 못 참거나 밤에 이불에 실수하고, 아침에 눈 주변이 잘 붓습니다.

허약아라고 하는 아이 중에는 비, 즉 소화기가 약한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소화기는 먹은 것을 몸으로 바꾸는 곳이라 성장과 직결됩니다.

집에서는 이렇게 챙겨 주세요

간이 약한 아이는 땀이 살짝 나고 숨이 조금 찰 정도의 운동이 좋습니다. 너무 센 운동은 오히려 지치게 합니다. 심이 약한 아이는 큰 소리로 야단치거나 담력을 키운다며 일부러 놀라게 하는 일을 피하고, 맵고 뜨거운 음식을 줄여 주세요.

소화기가 약한 아이는 빵, 과자, 청량음료 대신 따뜻한 밥을 정해진 시간에 먹이고, 앞 끼니가 다 소화된 뒤 다음 식사를 주세요. 폐가 약한 아이는 피부를 자주 쓰다듬어 주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걷는 시간을 늘려 주세요. 신이 약한 아이는 몸이 차가워지지 않게 하고, 땀 흘린 뒤 찬물 샤워는 피하게 해 주세요.

한약은 진찰 뒤 아이에 맞춰 정합니다같은 '허약'이라도 약한 장부가 다르면 처방도 다릅니다. 간의 혈을 보충하는 처방, 폐를 촉촉하게 하는 처방처럼 방향이 갈리기 때문에 체질과 지금 상태를 진찰한 뒤 결정합니다.
이럴 땐 먼저 진료를 받으세요몇 주째 체중이 줄거나, 자주 토하고 배가 아프다며 먹지 않거나, 감기 뒤 기침이 한 달 넘게 이어지면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생활 습관만으로 버티지 말고 진료를 받아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