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피부에 순한 걸로 바를 만한 게 없을까요?"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질문입니다. 아토피나 피부 트러블로 진료받는 아이에게 한의원에서 자운고를 함께 처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붉은빛이 도는 작은 연고를 받아 들고 무엇으로 만든 것인지, 어디에 발라도 되는지 궁금해하시는 분이 많아 정리했습니다.

자운고는 어디에서 왔나요?

자운고의 뿌리는 명나라 외과 의서 《외과정종》에 실린 윤기고라는 처방입니다. 당귀, 자초, 참기름, 밀랍으로 만든 연고로, 피부가 마른 가지처럼 건조하고 가렵거나 손발이 트고 갈라질 때 쓴다고 적혀 있습니다. 자운고는 이 처방을 바탕으로 약재를 가감해 만든 연고입니다. 곳에 따라 감국, 금은화, 황금 같은 약재를 더하기도 합니다.

자운고 특유의 붉은빛은 자초라는 약재에서 나옵니다. 자초는 예부터 열을 식히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써 온 약재로, 피부 질환에 자주 쓰였습니다. 당귀는 피부를 촉촉하게 하는 쪽을 돕습니다.

이럴 때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 진물이 없는 습진, 건조해서 생긴 가려움
  • 환절기에 동그랗게 붉고 까슬까슬하게 일어나는 건조한 습진
  • 이유식을 시작한 아기의 볼 침독
  • 트고 갈라진 입술, 발꿈치
  • 벌레 물려 가려운 곳
  • 변비로 항문이 살짝 찢어졌을 때 좌욕 뒤에 얇게

가벼운 화상이나 멍든 자리에 쓰기도 하지만, 상처 상태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니 바르기 전에 한 번 확인받는 편이 좋습니다.

바르기 전에 알아 두세요

자운고는 피부를 촉촉하게 감싸고 진정시키는 연고입니다. 세균이나 곰팡이 감염을 치료하는 약은 아니어서, 감염이 의심되는 피부에는 맞지 않습니다. 기름 성분이 있어 옷에 붉은 물이 들 수 있으니 바른 뒤에는 잠시 기다렸다가 옷을 입혀 주세요.

이럴 때는 바르지 마세요진물이 흐르는 부위, 피가 나는 상처, 고름이 잡힌 곳에는 권하지 않습니다. 바른 뒤 오히려 붉어지거나 가렵고 오돌토돌한 발진이 생기면 연고에 든 성분에 피부가 반응한 것일 수 있으니 사용을 멈추고 상담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