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가 자꾸 피곤하대요." "아침마다 깨우기가 전쟁이에요." "밥도 안 먹고 예민해졌어요."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입니다. 요즘 아이들의 하루는 어른 못지않게 바쁩니다. 학교가 끝나면 학원과 운동, 숙제가 이어지고, 새 학기나 시험 기간에는 긴장도 더해집니다.
노권상은 어떤 상태인가요?
노권상(勞倦傷)은 과로와 스트레스, 불규칙한 생활이 이어지면서 몸의 기운이 소모되고 회복력이 떨어진 상태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계속 피곤한데 충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어른의 만성 피로와 비슷하지만, 아이들은 장부 기능과 회복력이 아직 자라는 중이라 여러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아이들은 어떤 신호를 보내나요?
- 사소한 일에 화를 내고 칭얼거림이 늘었다
- 잠을 충분히 잔 것 같은데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한다
- 밥을 오래 물고 있고 식사 시간이 길어졌다
- 배가 아프다는 말을 자주 하고, 변비와 묽은 변이 번갈아 나온다
- 자다 자주 깨거나 식은땀을 흘리고 뒤척임이 심하다
- 눈 밑이 거뭇하고 얼굴빛이 칙칙하다
한의학에서는 피로가 오래가면 소화 기능을 맡은 비위가 약해진다고 봅니다. 그래서 피곤한 아이일수록 입맛이 떨어지고 배앓이가 잦아지며, 잘 먹지 못하니 회복은 더 늦어지는 흐름이 생깁니다. 감기와 비염이 자주 반복되는 것도 이와 맞물려 있습니다.
왜 요즘 아이들에게 많을까요?
하루 일정이 빽빽한 데다 친구 관계, 새 환경 적응, 시험 부담 같은 마음의 짐도 있습니다. 여기에 잠들기 전까지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보면 뇌가 쉬지 못해 잠의 질이 떨어집니다. 피로는 쌓이는데 풀 시간은 줄어드는 셈입니다.
집에서 바꿔 볼 수 있는 것은요?
- 일정을 하나라도 덜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만들어 주세요. 편하게 노는 시간도 회복입니다.
- 얼음 음료, 탄산음료, 아이스크림, 자극적인 간식을 줄이고 따뜻한 식사를 제때 주세요.
- 잠드는 시간을 일정하게 하고, 자기 한 시간 전부터는 화면을 끄게 해 주세요.
언제 진료를 받으면 좋을까요?
생활을 조정해도 몇 주째 피곤해하거나, 입맛 없음과 잦은 감기가 겹친다면 진료를 받아 보세요. 아이마다 체질과 원인이 달라 수면, 소화, 성장 상태를 함께 보고 방향을 정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