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는 애 방에서 뽀드득 소리가 나서 깜짝 놀랐어요." 이갈이 때문에 일부러 한의원을 찾는 경우는 드뭅니다. 보통은 감기나 비염 진료를 보다가 "그런데 얘가 이를 너무 갈아요" 하고 덧붙이십니다. 소리는 요란하지만 아이들 이갈이는 대부분 지나가는 과정입니다. 다만 무엇 때문인지는 한 번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아이가 이를 가는 이유

  • 이가 새로 나면서 위아래 이가 맞물리는 자리를 찾느라 턱을 좌우로 움직입니다.
  • 이가 날 때 잇몸이 간지러워 긁듯이 갑니다.
  • 혼나고 울었거나 친구와 다툰 날처럼 마음이 불편할 때 더 많이 갑니다.
  • 신나게 놀아 몹시 피곤한 날 일시적으로 갈기도 합니다.
  •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거나 코를 고는 아이에게서 자주 보입니다.

유치일 때는 대부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유치는 표면이 고르지 않아서 모난 곳이 갈리며 위아래가 맞춰지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영구치로 다 바뀌어야 맞물림이 안정되기 때문에 그 전까지의 이갈이는 대개 지켜봐도 됩니다. 다만 이가 눈에 띄게 닳아 짧아지거나, 아침에 턱이나 이가 아프다고 하면 치과에서 확인을 받아 주세요. 필요하면 잘 때 끼우는 보호 장치를 쓰기도 합니다.

마음이 편해야 이갈이도 줄어요

이가 고르게 났고 음식을 씹는 데 문제가 없는데 이갈이가 심하다면 아이를 둘러싼 환경을 돌아봐 주세요. 부모가 자주 다투지는 않는지, 돌봐 주는 어른이 아이를 엄하게 대하지는 않는지, 새로 시작한 학원이나 반이 바뀐 일은 없는지요.

  • 자기 전 30분은 화면을 끄고 조용한 놀이나 책 읽기로 보내 주세요.
  • 잠들기 전 하루 있었던 일을 짧게 이야기하며 아이 마음을 들어 주세요.
  • 안아 주며 사랑한다는 말을 해 주고, 말투와 목소리는 부드럽게 해 주세요.
코골이가 함께 있다면이를 갈면서 코를 심하게 골거나, 자는 동안 숨을 잠깐씩 멈추거나, 늘 입을 벌리고 잔다면 비염이나 편도·아데노이드 비대가 있는지 확인이 필요합니다. 코로 편하게 숨 쉬게 되면 잠의 질도 함께 좋아집니다.

한방에서는 이갈이를 따로 떼어 보기보다 아이의 수면 상태, 소화, 긴장도를 함께 봅니다. 쉽게 예민해지고 잠이 얕은 아이라면 체질과 지금 상태를 진찰한 뒤 마음과 몸의 긴장을 풀어 주는 방향으로 관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