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뗀 지 1년이 넘었는데 동생 태어나고 다시 바지에 실수해요." "젖병을 달래요." 둘째를 낳고 진료실을 찾은 엄마들이 첫째 이야기를 꺼내면 빠지지 않는 고민입니다. 다 큰 줄 알았던 아이가 갑자기 아기처럼 굴면 당황스럽고 화도 납니다. 그런데 이 행동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퇴행은 아이가 보내는 SOS입니다

어른도 감당하기 버거운 일이 생기면 평소답지 않게 행동합니다. 아이는 사랑받고 보살핌받던 더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방식으로 불안을 달랩니다. 이것을 퇴행이라고 합니다.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 보려는 시도이면서, 엄마 아빠에게 도와달라고 보내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이때 행동만 보고 크게 꾸짖으면 불안이 더 오래갑니다.

이런 때, 이런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 동생이 태어났거나 엄마가 복직했을 때
  • 이사, 어린이집 입소, 초등학교 입학처럼 환경이 바뀌었을 때
  • 부모가 자주 다투거나 집안에 큰 일이 있었을 때

아기 말투로 말하기, 젖병이나 공갈젖꼭지 찾기, 잘 가리던 대소변 실수, 혼자 하던 일을 해 달라고 조르기, 갑자기 말을 더듬기 같은 모습이 흔합니다.

상황별로 이렇게 대해 주세요

아기 흉내를 낼 때는 무조건 막기보다 "지금은 아기 놀이 시간"처럼 시간을 정해 허락해 주세요. 그 시간만큼은 마음껏 안아 주고, 아끼는 인형이나 이불처럼 마음을 기댈 물건을 만들어 주는 것도 좋습니다.

갑자기 말을 더듬으면 지적하거나 다시 말하게 하지 말고 끝까지 들어 주세요. 언어 발달 중에 잠깐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혼자 하던 일을 해 달라고 할 때는 한 번은 들어주면서 마음을 읽어 주세요. "엄마가 같이 해 줬으면 했구나. 이번엔 엄마가 해 줄게. 내일은 혼자 해 보자." 그리고 스스로 해냈을 때 진심으로 칭찬해 주세요.

첫째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하루 10분이라도 동생 없이 첫째와만 보내는 시간을 정해 두세요. 그 시간에는 휴대폰도 내려놓고 아이가 고른 놀이를 합니다. "너를 사랑해"라는 말과 형, 언니다운 행동을 했을 때의 칭찬은 자주 해 주셔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할 때

대부분은 아이가 새 상황에 익숙해지면서 몇 주에서 몇 달 사이에 줄어듭니다. 원인이 될 만한 상황을 정리했는데도 6개월 넘게 이어지거나, 잠을 못 자고 밥을 거부하거나, 말더듬이 점점 심해지면 소아청소년과나 소아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아 보세요. 잠이 크게 흐트러져 있다면 수면 상태를 함께 살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