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잘 안 먹어요."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고민 가운데 하나입니다. 계절이 바뀌고 새 학기가 겹치면 활동량은 느는데 먹는 양은 줄어 체력까지 떨어지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식욕부진은 '입이 짧아서' 하나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화하는 힘이 약한 아이
가장 흔한 경우입니다. 위장 운동이 약하면 배가 쉽게 고프지 않아 '안 먹는' 게 아니라 '배가 안 고파서 못 먹는' 상태가 됩니다. 이런 아이들은 조금만 먹어도 배부르다고 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으면 바로 배탈이 나고, "배 아파"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소화가 안 되면 먹어도 흡수가 덜 되고, 체력이 떨어지면 다시 입맛이 없어집니다. 이 고리가 한번 돌기 시작하면 잘 끊기지 않습니다.
코가 막혀 있지는 않나요?
보호자분들이 의외로 놓치는 원인입니다. 비염이나 축농증, 오래가는 감기로 코가 막히면 냄새를 잘 못 맡고 입으로 숨을 쉬게 됩니다. 맛을 제대로 못 느끼니 자연히 덜 먹습니다. 코막힘은 잠과 성장에도 영향을 주니 함께 봐야 합니다.
편식, 그리고 씹는 힘
새로운 음식을 거부하는 아이라면 여러 재료를 잘게 다져 좋아하는 음식에 섞어 주면 거부감이 줄어듭니다. 크기가 크거나 질감이 불편해도 잘 안 먹으니 작게, 부드럽게 조리해 주세요.
밥을 입에 물고만 있는 아이는 식욕보다 씹는 기능이 덜 발달했을 수 있습니다. "빨리 먹어"라고 다그치기보다 부모가 함께 씹는 모습을 보여 주고, 부드러운 음식부터 씹는 연습을 시켜 주세요.

한의학에서는 어떻게 보나요?
한의학에서는 아이의 식욕부진을 비위(소화기) 기능이 약하고 기운이 부족한 상태로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무작정 많이 먹이기보다 소화 기능을 먼저 회복시키는 쪽으로 접근합니다. 같은 식욕부진이라도 어떤 아이는 소화, 어떤 아이는 비염, 어떤 아이는 스트레스가 원인이라 체질과 생활환경을 함께 살펴 진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