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눕히기만 하면 팔을 확 벌리면서 깨요." "놀이터에서 미끄럼틀에서 떨어진 뒤로 밤에 자꾸 놀라서 울어요." 응급실에 갈 일인지는 애매하고, 그냥 넘기자니 마음이 쓰이는 일입니다. 아이가 놀라는 데에는 월령에 따른 자연스러운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월령마다 놀라는 모습이 다릅니다

  • 생후 3개월 전: 몸에 무엇이 닿거나 자세가 바뀌기만 해도 팔다리를 확 펴며 놀랍니다. 모로 반사라는 정상 반응으로 백일 무렵부터 줄어듭니다.
  • 생후 6개월 무렵: 낯가림이 시작되면서 엄마가 안경을 바꾸거나 낯선 사람을 보기만 해도 놀라 품으로 파고듭니다.
  • 생후 9개월 무렵: 갑자기 움직이는 장난감, 반려동물, 어디서 나는지 모르는 큰 소리에 놀랍니다.

이런 놀람은 월령이 지날수록 줄어 대개 첫돌 전후로 많이 잦아듭니다.

예민한 기질의 아이

태어날 때부터 잠이 얕고 예민한 아이는 작은 소리나 옮겨 안는 동작에도 소스라칩니다. 목욕을 유난히 싫어하고, 영아산통처럼 저녁마다 자지러지게 울기도 해서 엄마가 많이 지칩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노는 아이가 자극이 있을 때만 놀란다면 신경이 자라면서 대부분 나아집니다.

집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

  • 눕힐 때는 엉덩이부터 천천히 내려놓고, 손을 바로 떼지 말고 잠시 가슴에 얹어 두세요.
  • 어린 아기는 속싸개로 팔을 감싸 주면 덜 놀랍니다. 뒤집기를 시작하면 속싸개는 그만 써 주세요.
  • 잠자리 주변 소음과 불빛을 줄이고, 잠들기 전 흥분되는 놀이나 영상은 피해 주세요.
  • 놀라서 깼을 때는 바로 안아 올리기보다 토닥이며 목소리로 먼저 달래 주세요.

담력을 키운다며 일부러 겁을 주거나 무서운 상황에 두는 것은 아이를 더 예민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한방에서 보는 놀람

한의학에서는 갑자기 가슴이 두근거리며 놀라는 것을 경계(驚悸)라고 하고, 심(心)과 담(膽)의 기운과 관련지어 봅니다. 심장의 열이 잘 내려가지 못하거나 혈이 부족할 때 쉽게 놀라고 잠을 설친다고 설명합니다. 놀람이 잦아 잠이 크게 흐트러진 아이는 심과 간의 상태를 살피고 체질에 맞춰 처방하며, 필요하면 침 치료를 함께 하기도 합니다.

바로 진료를 받아야 할 때한쪽 팔다리를 규칙적으로 까딱까딱 떨거나, 눈이 한쪽으로 돌아가며 불러도 반응이 없거나, 떨리는 부위를 잡아도 멈추지 않거나, 숨쉬기 힘들어하며 입술이 파래지면 단순히 놀란 것이 아니라 경련일 수 있습니다. 바로 소아청소년과나 응급실로 가세요. 머리를 부딪힌 뒤 계속 토하거나 처지고 잠만 자려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